영화 속의 진짜 러브레타는 무엇일까?
<러브레터>는 1995년에 일본의 이와이 슌지( Shunji Iwai ) 감독이 연출하고 각본까지 맡은 작품으로 일본의 홋카이도를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이다.
간단히 줄거리를 말하자면, 와타나베 히로코가 그녀의 약혼자인 이츠키 후지이의 죽음을 애도하며 시작된다. 히로코는 우연히 그의 옛 주소를 발견하고, 그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놀랍게도 그녀는 답장을 받게 된다. 답장을 보낸 사람은 같은 이름을 가진 여성이자, 이츠키의 중학교 동창인 후지이 이츠키였다.
편지 왕래를 통해, 두 사람은 서로의 기억과 감정을 나누게 된다. 히로코는 그녀의 약혼자를 더운 깊이 이해하게 되고, 여성 후지이 이츠키는 그녀가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의 기억과 사랑을 되찾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서 히로코는 약혼자의 죽음을 극복하고 새로운 시작을 맞이할 힘을 얻게 된다.
이 영화에서는 히로코와 이츠키가 주고받는 편지가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매개체가 된다. 그래서 관객들은 <러브레터>라는 제목을 자연스럽게 두 사람 사이에 왕래하는 편지로서 받아들이기 쉽다. 그러나 감독은 이 영화에서 진짜 러브레터가 무엇인가는 마지막 부분에서 보인다. 혹시 20여 년 전에 이 영화를 보았다면 다시 한번 감상하면서 진정 러브레터는 무엇인지를 찾아보면서, 영화에서 표현된 이야기가 얼마나 세련되게 표현되었는지를 감탄할 수 있다.
영화 속의 문학작품 1 :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
영화에서 후지이 이츠키(남)가 히로코에게 처음 편지를 보낼 때 인용한 소설은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고코로)"이다. 이 소설은 두 주인공 간의 연결고리로 작용하며, 영화의 주제를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나쓰메 소세키(1867-1916)는 일본의 근대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로, 많은 걸작을 남겼다. 그의 작품은 인간 심리의 깊은 이해와 사회 비판을 담고 있으며, 오늘날에도 널리 읽히고 있다. 이 소설를 살펴보면 대략 다음과 같은 줄거리이다.
소설은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1. '선생님과 나' : 대학생 '나'가 도쿄에서 우연히 알게 된 '선생님'과의 교류를 통해 그의 삶과 고독을 이해해 가는 과정을 그린다.
2. '부모님과 나' : '나'가 부모님의 병환으로 고향에 돌아가면서 경험하는 가족과의 갈등과 이해를 다룬다.
3. '선생님의 유서' : 마지막 부분에서는 '선생님'이 '나'에게 보내는 긴 편지 형식의 유서가 등장하며, 선생님의 과거와 그가 지닌 깊은 죄책감, 고독의 원인이 드러난다.
영화와의 연관성
영화에서 후지이 이츠키(남)가 남긴 편지와 그의 감정은 "마음"의 테마와 유사한 면이 있다. 특히, 두 주인공이 편지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과거의 상처와 기억을 공유하는 과정은 '마음'에서 선생님과 '나'가 편지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과 연결된다. 이로써 영화는 인간 내면의 깊은 감정과 기억을 탐구하며 상실과 회복의 주제를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러브레터>는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을 통해 등장인물의 감정과 이야기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하며 영화의 문학적 깊이를 더해준다.
영화 속의 문학작품 2 :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영화에서 언급되는 작품이 "마음"이외도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있다. 이 작품은 1913년부터 1927년까지 출간된 7권의 소설로 이루어져 있다. 이 작품은 주인공이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며 그 과정에서 얻은 통찰과 깨달음을 기록한 형식으로 전개된다.
주요 주제 및 특징
1. 기억과 시간 : 프루스트는 인간의 기억과 시간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해 깊이 탐구한다. 특히 '비자발적인 기억'의 개 념을 도입하여, 특정한 향기나 맛이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과정을 상세히 묘사한다.
2. 사회와 인간관계 : 작품은 프랑스 상류사회의 삶과 그 안에서의 인간관계를 자세히 그린다. 이를 통해 사회적 위선과 인 간의 본성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3. 예술과 미학: 예술의 본질과 그 의미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 있다. 주인공은 예술작품을 통해 삶의 진리를 깨닫고 그 과정이 작품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영화와의 연관성
영화에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후지이 이츠키(남)의 학교 도서관 카드에 등장한다. 이 도서 카드의 존재는 히로코가 후지이 이츠키(여)와의 교류를 시작하게 되는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한다. 프루스트의 작품이 지닌 기억과 시간의 주제는 영화의 주요 테마와도 잘 어울린다. 히로코가 편지를 주고받으며 약혼자의 과거를 되짚어보는 과정은 프루스트가 탐구한 기억의 본질과 깊이 연결된다.
이 영화는 단순한 사랑이야기이지만, 감독의 많은 철학이 담아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근대의 문학적 사유를 함께 공유함으로써 영화의 퀄리티를 한층 끌어 올렸다. 이 두 작품 이외도 언급되는 작품들이 있지만, 두 작품이 가장 <러브레터>를 이해할 수 있는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영화와 함께 인문학적 사색을 해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작품이다.